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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기술의 발전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조기진단과 조기중재에 도움이 될까요?

장민지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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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기술의 발전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조기진단과 조기중재에 도움이 될까요?

자폐스펙트럼장애(이하 ASD) 보호자께서는 진단을 받기 위해 오랜 기간 품을 들이신 기억이 있으실 텐데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지요.

한 번에 바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여러 차례 방문하여 긴 기간 면담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한국의 의료환경에서 이러한 일은 일차의료기관에서 바로 이루어지기 어렵지요.

또한, 처음 진단받을 수 있는 병원의 수 역시 제한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대도시가 아닌 곳에 거주하는 분들에게는 병원을 찾아가는 데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 됩니다.

이러한 시공간적 제약은 최근 ICT 기술의 발전과 함께 타 영역에서는 이미 조금씩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 영역에서도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연구에서는 ASD를 그 대상으로 하였는데, 최근의 원격의료 기술의 개발이 의료 현장에서 ASD의 1차 스크리닝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ASD의 평생 유병률은 1~2%에 이르기 때문에 전 인구 대비 적은 수라고 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54명 중 1명이 ASD로 진단받는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 연구가 진행되었던 중국의 경우에는 인구 1만 명당 39.2명이 ASD로 진단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다른 나라의 유병률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으로, 누락 된 경우가 있는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ASD의 경우에는 이른 발견이 ASD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4개월에 진단된 경우와 50~60개월에 진단된 경우의 예후가 큰 차이가 나는데, 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오늘 소개할 연구가 진행된 중국은 한국보다 땅이 넓습니다. 전자결제 등 스마트폰을 이용한 일상적 업무는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곳이기에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기 좋은 환경입니다. 특히, 중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위챗(WeChat)을 이용한 원격의료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ASD의 초기 진단에 사용되는 CHAT-23(유아자폐선별검사-23)을 활용하여, 18개월에서 24개월에 이르는 아이들을 선별하였습니다. CHAT-23은 한국에서 사용되는 M-CHAT과 비슷한 척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부모가 응답하는 A 부분과 관찰해서 판단하는 부분인 B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남경의약대학의 부설의원에서 총 50명을 대상으로 본 연구가 시행되었고, 대조군으로 연령과 성별을 맞춘 50명을 선정하였습니다.

ASD의 중증도 판단은 15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CARS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1점에서 4점까지로 평가하였습니다. 30점 이하인 경우에는 ASD가 아닌 것으로, 30점에서 35점까지는 경도 혹은 중도(中度)의 ASD로, 36도 이상은 중도(重度)의 ASD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DQ 척도로 발달 정도를 판단하였습니다.

온라인으로 CHAT-23은 위챗에서 A 파트를 답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분석시에는 해당 문항에서 7개의 핵심 문항을 선별하여 핵심 문항의 유의성을 판단하였는데, 해당 문항은 <그림 1>과 같습니다.



<그림 1> 유아자폐선별검사표의 7가지 핵심 문항

온라인의 스크리닝 시스템이 유의미한지 판단하기 위해, CHAT-23이 입력되는 경우 바로 의사에게 전달됩니다. 만약 의사가 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메시지, 사진, 혹은 영상을 의사에게 전달하여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50명의 ASD아이들과 50명의 비ASD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 정보는 <표 2>와 같습니다.



<표 2> 연구 참여자 아동(각 50명)의 기본정보

이들을 대상으로 위챗을 통해 보호자에게 설문을 받은 결과인 CHAT-23-A의 점수는 <표 3>과 같았습니다.



<표 3> 위챗을 통한 설문 응답결과

<표 3>과 같이, 전체 문항의 점수와 핵심 문항의 점수는 ASD 아이들에게서 각 46점/42점, 비 ASD 아이들에게서 각 5/5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민감도, 특이도, 양성예측도와 음성예측도 모두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의사가 부족한 환경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2009년부터 1, 3, 6, 8, 12, 18, 24, 36, 48, 60, 72개월 11번 동안 소아 정기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어린이들의 건강 수준 향상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의료 부하가 보다 늘어났습니다. 소아과 의사의 수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았고, 특히 소아정신과를 전문으로 하는 임상심리사의 수는 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ASD를 완전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CHAT-23의 보호자 응답 항목만이 아닌 다양한 점수를 같이 사용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보호자의 주관이 강하게 반영되는 CHAT-23-A만으로 원격의료 방법의 스크리닝이 가능한지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관건입니다. 이 연구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핵심 문항을 사용하는 것 또한 0.8 이상의 민감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1차 적인 도구로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여러 제한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50명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비교적 수가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제한점입니다. 그리고, 이미 ASD로 진단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인구집단에서 이를 활용하여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호자 한 명의 응답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여러 가족이 응답하여 이를 비교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 중국보다는 국토의 크기가 크지 않고 의료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납니다. 따라서, 당장 이 결과만 가지고 스크리닝에 원격의료를 활용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만성적인 의료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조기중재가 필요한 ASD의 특성상 원격의료나 새로운 의료 기술을 이용하여 조금 더 일찍 ASD 어린이들을 판별할 수 있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Ting Qiu, Heng Zhang, Conghua Zhou et al(2022). Application of Telemedicine for Preliminary Screening of Autism Spectrum Disorder. Frontiers in Pediatrics, 9.


[국내외연구자료]는 발달장애학생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특수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국내외 학술 잡지나 연구논문에서 발췌, 요약한 글입니다. 매월 2회 함께웃는재단 웹사이트에 2013년 8월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는 분은 www.bde.or.kr 국내외연구자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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