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대학 새내기 이야기
장민지 │ 2025-05-07 HIT 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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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가진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용이나 고등교육 또는 평생교육을 위해 여러 지지가 필요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여러 가지의 진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ASD 학생들은 다른 장애 유형에 비해 대학 진학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미국에서는 2년제 전문대학에 32%, 4년제 대학에 17%만 진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중에서 고등교육을 완전히 수료하는 경우는 불과 39%입니다. 비장애인의 비율(59%)이나 다른 장애 학생들의 비율(50%)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지요.
왜 이러한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과거 연구들에서는 고립이나 불안, 우울 그리고 학위 이수 전의 낮은 학업성취도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49,000명 중 33,300명에 이르는 ASD 학생들이 어떠한 중등교육 후의 교육도 받지 않고 몇 년을 보낸다고 합니다.
물론, 이들 중에는 직업훈련 등의 다른 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과거 미국의 노동 통계에 의하면 학사학위를 가진 졸업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주당 약 381달러(우리나라 돈으로 약 55만 원)이나 소득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30년 정도의 노동 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우리나라 돈으로 약 9억 원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ASD 학생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위해서라도 중등교육 이후의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SD를 가진 학생들은 고등교육을 받을 때 수업에서 요구하는 여러 학업적 문제, 장애에 대한 교수진의 인식,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적인 문제, 대학 생활에 대한 조직적인 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하여, 미국 내 일부 학교에서는 ASD를 포함하여 장애가 있는 학생을 지원하는 독립적인 부서를 두고 있습니다. 이 부서에서는 시간 관리, 건강, 학업 관련 목표 등 자기 식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돕는 코칭을 통해 장애가 있는 학생의 고등교육 이수를 돕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부서를 두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 멘토를 두는 것 또한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1학년 동안 ASD 멘토링 프로그램을 두어 이에 참여하게 할 경우, 학생 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과거의 연구들과 실제로 시행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ASD 대학생들이 고등교육 프로그램의 첫 해 동안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2019년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학 생활에 대한 경험을 조사한 두 종류의 결과를 이용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이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ASD 대학생들은 어떠한 특성을 보이며, 어떤 유형의 지원을 받고 있는지, 또 학습장애 대학생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살펴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CIRP 조사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됩니다. 조사 내용은 고등학교에서 만들어진 행동, 학업에 대한 준비, 입학 결정, 대학에 대한 기대, 동료나 교수진과의 상호 작용, 학생의 목표 및 가치관 등입니다.
이후, 1년이 지난 뒤 이에 대한 후속 조사인 YFCY(Your First College Year)를 합니다.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경험, 1학년 때의 세미나, 보충 과정, 봉사활동 기회, 학업 상담 등 다양한 대학 내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을 같이 조사합니다.
따라서 이 두 조사 결과를 활용하면 대학교 신입생들이 입학 당시와 입학 후 1년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종단적인 면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두 조사에서 네 가지 범주의 변수에 대한 변화를 조사했는데, 그 범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1학년 때 상호 작용(상담사, 친구, 형제자매 또는 친척, 교수, 조교, 보호자) (2) 자기 평가(위험 감수도, 자신감, 타인에 대한 이해) (3) 대학 내에서의 행동(교정 또는 개발 프로그램 수강, 학업 지원 프로그램 참여, 그룹 프로젝트 등) (4) 기타 학교 내 서비스
연구 결과, 인구 특성은 대부분이 백인으로 나타났으며, 65%가 남성, 26%는 여성, 8%는 기타 성별이라 응답하였습니다. 석사학위를 기대하고 있는 학생은 50%로 나타났습니다. (<표 1> 참고)
이를 학습장애(LD)가 있는 학생들과 비교하면 대략적인 인구학적 특성은 비슷했지만,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수가 ASD를 가진 학생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참여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비장애인과 비교한 자신에 관해 조사하였습니다. 이때 <표 2>에 나타나듯 학습장애 학생과 비교하였을 때 ASD 학생은 지적인 자존감에 높은 응답을 보였지만 다른 항목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표 3>과 같이 학생들 대부분이 일을 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하였으며,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 일부만이 학교 안에서의 일을 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학습장애 학생의 절반 이상과 ASD 학생의 27%가 학업 보조 프로그램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 첫 학년 동안 학교에서 자주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교육기관에서 가까운 친구, 형제자매, 직계가족, 다른 기관의 가까운 친구, 부모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 패턴은 학습장애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반면, 교수나 대학원생과의 상호 작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 4> 참고) ![]() ASD 학생의 대부분은 재정 지원 서비스, 심리 서비스 또는 쓰기 센터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학습장애 학생은 재정 지원과 심리 서비스를 비슷하게 이용했지만, 쓰기 센터를 이용하는 비율은 ASD에 비해 높았습니다. ASD가 있는 학생의 약 4분의 1만이 장애인 센터를 자주 이용하고 그룹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수업 밖에서 과목을 논의하고 그룹 프로젝트에 더 자주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의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대학교 1학년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고등교육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주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찾아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장애가 있는 학생의 고유한 특성을 잘 파악하여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다른 장애와 ASD 학생들의 차이가 크지는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ASD의 장애 특성상 ASD 학생들은 위험 감수를 하려는 확률이 낮았으며, 사회적인 자존감의 수준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지적인 항목에 대한 자존감 수준은 높다는 점입니다. 이는 타 연구에서 STEAM(과학기술분야)의 ASD 학생들이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이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와 연결지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ASD 학생들은 주변 친구나 가족과는 잘 상호 작용하지만 교수진과는 잘 상호작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교수진이 ASD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등교육기관 자체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도 ASD 학생들의 고등교육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를 미리 겪은 미국의 예를 충분히 학습하여 ASD 학생들의 교육권을 더욱 폭넓게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고문헌 Petcu SD, Zhang D, Li Y-F(2021). Students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s and Their First-Year College Experiences.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8(22). [국내외연구자료]는 발달장애학생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특수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국내외 학술 잡지나 연구논문에서 발췌, 요약한 글입니다. 매월 2회 함께웃는재단 웹사이트에 2013년 8월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는 분은 www.bde.or.kr 국내외연구자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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