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본캐는 소중해서 그래요
장지용 │ 2025-05-14 HIT 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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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용 칼럼니스트 나는 ‘사회적’이든 ‘직장 내’이든 간에 공식적으로 정부로부터 공인된 장애인식개선강사이다. 그래서 강의를 가끔 의뢰받기도 하는데, 문제는 따로 있다. 4월에 좀 집중된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4월은 조금 바쁜 달이기도 하다. 올해는 장애인식개선강사 갱신 시즌이었지만, 무사히 갱신되었다는 사실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한번은 4월 3일 강의를 제안받았다. 그런데 그쪽에서 일정 변경으로 다른 날짜로 바꾸자고 연락이 왔었고, 또 다른 곳에서 그 날짜에 다른 강의를 제안해왔다는 점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소속사 일정인 워크숍이 그때 잡혀버려서 강의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죄송합니다. 소속사 일정상 어렵습니다”라고, 즉 ‘내 본캐를 존중해주세요’라고 회신해야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다른 곳에서 4월 내내 연락은 없었다. 물론 나는 ‘사회적’ 장애인식개선 강사 중에서 발급기관 측에 문의하니 “(현재로서는) 장지용 씨만 최초이자 유일한 발달장애인 당사자 출신 강사이다”라는 회신을 받았다. 그래서 특이성은 있었지만, 나름 걱정되는 부분은 강의 제안이 가끔가다 온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스타급 강사는 아니다. 다른 곳에서는 유명하긴 하지만, 강의에서는 잘 모를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는 ‘본캐’가 있는 강사이다. 사실, 이 인식개선강의 출강 자체가 내게는 ‘바깥나들이’ 같은 일정이다. 소속사에도 연가를 내고 출강하는 일정이고 아직 이 출강 일정에 대한 ‘외부활동’ 관련 정리가 덜 된 상황이다. 나는 특히 학교에 특화된 강의 패턴이 있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는 발달장애를 직접 설명할 사람이 필요해서 그러할 것이다. ‘유일’ 타이틀은 깨져도 좋으니 다른 발달장애인 당사자 출신들이 ‘사회적’ 장애인식개선강사에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단지 자격요건에 걸린 ‘장애계 활동 3년 이상 규정’이 조금 까다로울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아, 나는 장애계 관련 타 매체 기고 경력 3년을 장애계 경력으로 인정받아 가능했다) 그리고 ‘사회적’ 장애인식개선강의는 이제 ‘대면강의 의무법’이 생겨서 대면강의를 강제하는 규정이 도입된 상황이다. 대면강의를 강제하는 법은 다른 점에서는 어쨌든 강의할 일정을 생성하게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강의는 사이버강의 대체도 아직은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발급기관 측인 장애인고용공단도 대면강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넌지시 이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다. 대면강의가 장애인식개선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점은 다른 이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출강을 위해 소속사에 연가를 내는 것은 감당할 수 있는 대가이기는 하다. 노동법 규정상 연가를 사용할 경우 관련된 의무 등이 해제되는 점이 있어서다. 어차피 가끔은 이런 형식으로 다른 곳에 ‘바깥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또 있어서다. 장애인 강사들도 장애인식개선강의 출강 과정에서 여러 직장을 살짝 엿볼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장애인식개선강의를 4월에 집중해서 하려는 패턴은 조금 자제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장애인식개선은 언제 들어도 의미 있는 주제이지만 4월에 집중된 강의 요청 부분은 이제 연중 나눠서 자연스럽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교사 대상 강의는 시험철에 집중되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번 고등학교 교사 대상 인식개선 강의를 가보니 학생들이 없었는데, 그 시점에 학생들은 시험을 보고 있어서 일부러 그때 부른 것이라 한다. 가족·직장을 비롯해 하다못해 종교단체에서라도 장애인을 만날 수 있다면 다행인 지점이다. 그렇지만 대중들이 장애인을 만날 기회는 거의 ‘봉사활동’ 시간에나 만날 것이다. 그러한 점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지점이 바로 ‘장애인식개선강의’이다. 이러한 점에서 장애인식개선강의 듣는 것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장애인식개선강사로서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바로 나는 본캐, 즉 원래 직장이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식개선강의를 부를 때 특정 날짜에 여러 곳에 출강하는 것은 상관없다. 차라리 여러 날짜에 하나씩 있는 것보다 한 날짜에 여러 강의를 출강하는 것이 솔직히 내 일정 관리에 편하다. 내 소중한 본캐를 위해서라도, 한 날짜에 여러 강의를 초청해주길 바랄 뿐이다. 내가 인사팀에 확인을 받아야겠지만! #내본캐존중해주세요 #장애인식개선강사 #워라밸강사 #발달장애당사자 #4월은너무바빠 #강의일정조정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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