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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운영위원​​ 아들 상윤 씨. 지금은 만 33세 행복한 자폐 청년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발병한 뇌전증에 이어 고교 입학 후 심해진 강박과 불안 증세로 약을 먹기 시작했다. 초기 성인기에는 일반적 사춘기 연령 때보다 짜증과 분노 폭발이 잦았고 강박적으로 물을 지나치게 마시는 증상까지 더해 함께 살기가 못내 힘들어 항상 살얼음판을 딛는 심경이었다. 그저 오티즘 특성이려니 하고 받아들이려고만 노력했는데, 지나고 보니 표현을 악화시키는 상황과 환경적 요인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노령의 부모님 부양과 동생의 대학입시, 그리고 나의 갱년기 증상, 특히 우울함이 아들의 정서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자각과 함께 후배나 동료 부모님들께는 환경이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시기를 권한다. 부모나 가족을 위한 상담이나 악물 치료나 운동, 명상 또는 잠시 간의 거리 두기 등 가정 사정에 맞는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시기 바란다. ​당사자를 위한 상담을 삼 년 이상 받고 있는데 자신의 정신 건강뿐 아니라 의사소통 증진에도 매우 크게 도움이 되었다. 나를 위한 상담과 우울증 약 복용으로 내 정서 또한 안정되니 비로소 가정에 평화를 찾아온다. 나는 나이 들어가고 아들은 여전히 오티즘을 갖고 있지만 평안히 함께 살 수 있을 듯하다.​​​이제 아래와 같이 아들이 성인 된 후 13년 여 건강을 지키기 위한 주안점을 정리해 본다. 1)일상 유지(일과성): 고교 졸업 후 성인기로 접어들며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일과성 유지이다. 정해진 아침 시간에 나가서 학업이나 활동, 혹은 일을 하다가 정해진 시간에 집에 오는 루틴 건강 유지에도 핵심적이다. 상윤 씨는 고교 졸업 후 4년간 사회종합복지관의 ‘성인기 프로그램’을 다니다가 ‘베어베터’에 입사해 7년 반 동안 ‘배송직’으로 근무했다. 뇌전증과 보속증이 심해져 퇴사하고 2년째 ‘주간활동서비스센터‘에 다니며 일과성을 유지하고 있다.​2)오티즘과 공존하는 장애와 질환 관리: 밴더빌트 대학교의 신경과 교수 Bath Ann Marlow(베스 앤 말로)가 2023년 발표한 종단연구에 따르면 성인이 될수록 발작, 비만, 당뇨, 비만, 불안, ADHD, 우울증, 심혈관, 신경 및 수면 장애가 흔해진다고 한다.https://doi.org/10.53053/CIOD1291​성인기 공존질환에 대해 아래에서 자세히 알려드리고 상윤 씨의 경험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다.​ 가)뇌전증: 25% 이상의 자폐인에게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고 사춘기나 성인기에도 발병할 수 있다. 주변의 뇌전증 클리닉을 미리 알아보고 발병할 경우 너무 놀라지 말고 바로 방문해 검사하고 약물치료를 받으면 된다. 평소에 수면 부족이나 과로,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하는 일이 뇌전증 관리에 도움 된다. 나)불안, 강박, 우울: 약물복용이나 상담, 인지행동치료 등이 도움 된다. 많은 성인자폐인들이 우울에 취약한데 우울의 징후는 의사소통이 힘들거나 심한 자폐성인과 가벼운 자폐를 가진 성인의 우울 양상이 다를 수 있다. 부모나 주변 사람들은 폭력성, 짜증, 무력감, 수면시간, 체중, 식욕의 지나친 증가나 감소 등이 우울로 인한 것임을 못 알아차릴 수 있다. 오히려 문제 행동이나 퇴행으로 보기 쉬우므로 얼굴 표정이나 언어로 표현 못 하는 중한 발달장애인의 우울함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CBT-Cognitive Behavioral Therapy)가 효과 있으나 CBT는 한국에서는 시작 단계이다. 가정에서 부모나 가족이 자녀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약물 복용의 내용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길 것을 권하는데, 모바일 앱(삼성노트, 구글 킵)등 이용해 지속적 데이터 축적해 프로파일로 만들기를 바란다. 부모나 형제자매 등 보호자나 지원인들에게 당사자에 대해 알려줄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 다)대사증후군: 비만, 폭식, 과식, 편식 등으로 인해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이 생기기 쉽다. 국가건강검진, 혹은 단체나 직장에서 건강검진 주기적으로 받아 취약한 부분을 발견해 진료받고 치료해야 한다. 평소에 건강한 식단 관리를 하고, 관련 유튜브 영상이나 생로병사의 비밀, 쉬운 글로 된 안내 책자 등을 함께 보며 자연스럽게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교육을 하기 바란다.​가족이나 직장, 평생교육센터, 혹은 주간활동서비스센터 등에서 함께 체조나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 실제로 비만 관리는 하기 매우 힘들다. 운동, 찜질, 반신욕 등 순환과 해독에 도움 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기 바란다. 가까운 지역의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를 만들어 정기적 진료를 받으면 큰 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 ’장애인건강주치의‘는 현재 시범사업 중인데 국민건강보험공단(www.nhis.or.kr) 이나 건강보험심사 평가원 통해 참여의료기관과 서비스를 확인해 신청할 수 있다.​ 라)보속증(Peseveration): 오티즘의 특징 중 보속행동의 영역에 들어가는 부분이 아동기와 성인기의 양상에 차이가 있다. 아동기에는 보속증세가 바깥으로 드러나는 제한된 관심사, 상동 행동이나 반복적 언어습관으로 많이 나타난다. 성인기에 들어가며 생각이나 계획 단계에서 ‘막히는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다음 행동으로 쉽게 전환하지 못하는 인지적, 행동적 영역의 보속증세가 많이 드러난다. 쉽게 설명하자면, 계획 단계에서 막혀서 다음 행동으로 쉽게 전환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상윤 씨의 경우에 이십 대 후반부터 인사나 옷 갈아입기 등 특정 행동에서 머뭇거리는 증세로 조금씩 드러났는데 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삼십 대에 들면서 ‘손 씻는 일’, ‘인사하기’, ‘옷 갈아입고 칼각 잡아 접기’ 등 특정 행동을 무한 반복하거나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뜸 들이며 머뭇거리다 보니 출근 시간 지키기가 힘들고 잠자리 드는 시간이 새벽으로 미뤄질 정도로 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또 새로운 “규칙”이 생겼나 싶어 자세히 관찰하고 지속 시간을 기록했더니 심각할 정도였다. 정신의학과 주치의 선생님께 양상을 전하고 강박을 완화할 약물을 기존 약에 더했으나 아주 큰 변화는 없었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때는 퇴직을 한 후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요소도 없었다. 삼십 년이 넘도록 기울였던 노력이 무너지는 느낌이라서 실망도 했으나 그동안 관찰한 결과로 ‘보속증’이라는 결론을 얻으니 이 또한 내 아들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인사 한번 하는데 삼십 분이 넘게 걸릴 때도 많았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몇 번이고 입을 벙긋거리면서 손을 떠는 모습에 가슴이 아렸고 정말 애처로웠다. 절대 화를 내거나 종용하지 않고 기다려 주며 아들의 힘듦을 공감하고 위로해 주다 보니 조금씩 시간이 줄어들 때가 자주 생겼다. 가끔 나도 못 참을 정도가 되면 자리를 피하거나 모른 척하기도 했다. 심해졌다가 조금 나았다가를 반복하며 ‘보속증’에 서로가 익숙해져서 이제 우리는 새로운 생활의 리듬과 호흡을 찾아가고 있다.​성인기에 보인 보속증의 새 모습을 통해 아들의 속도를 맞춰가다 보니 우리 가정은 조금 더 느긋하고 평화로워지는 중이다. ‘이해’와 ‘인정, 그리고 ‘위로’가 최선의 치료라는 결론을 얻었고 계속 실천할 결심을 굳힌다. ​3)개인 위생관리: 자폐성인들이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운 개인위생 영역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영역마다 정기적인 관리 규칙을 정하면 도움이 된다. ‘여름이나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자기 전에 머리를 감고 자기’, ‘밥 먹고 반드시 화장실 가서 물로 입을 헹군 뒤 거울 보고 이 체크 하기’, ‘베개시트는 사흘에 한 번 갈기’ 등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해결되는 부분이 많다. 탈모나 무좀, 작은 상처나 피부병 등 관리는 가족이나 지원인이 잘 관찰해야 할 부분이다. ​성인이고 장년을 향해가니 물리적 나이에 걸맞게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을 갖추고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하지만 여전히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대 이상으로 독립적이고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는 일도 늘어간다. 오티즘을 가진 사람들은 규칙을 세세히 잘 알려주고 연습해서 익숙해지면 변함없이 잘 지키고 관리하는 놀라운 장점의 소유자들임을 기억하고 지치지 않는 지원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함께웃는재단 #서플러스글로벌 #발달장애이야기 #자폐 #자폐인 #오티즘 #자폐성장애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성인자폐 #공존질환 #보속증 #일과성 #부모교육 #남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장지용 前 estas 중앙조정자​​2025 추석 황금연휴를 이용해 영국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컬인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의 영어 원어 공연 관람(한국어 공연은 2023년 서울에서 있었고 실제로 필자도 관람했다)과 뮤지컬의 배경이 된 실제 역사의 현장인 햄프턴코트 궁전과 실제 역사와 뮤지컬에서도 두 번째 주인공이었던 앤 불린이 참수당한 런던탑 등 묘한 연결을 느낀 여행이었다. ​그런 와중에 도난 사고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무사히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도착했다. 도착 당일 저녁 현지 자폐인 단체 인사들이 나를 환영해 주며 환영 회식을 베풀어주기도 했고, 두 번째 날 현지 자폐인 단체 관계자들을 접견하는 회의가 벌어졌다. ​접견 자리에서 내가 estas의 사정에 대해 운을 떼자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내가 먼저 “estas의 활동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인력과 자금의 부족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였다. 사실 이번에도 내 개인 비용을 써서 온 것이다”라고 운을 뗐기 때문이다. 현지 관계자도 이 이야기에 공감하며 사실 자신의 단체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자폐인 조직 운영의 어려움은 똑같은 결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력이 부족하고 자금도 부족한 그런 묘한 공감대였다. ​그들은 현지의 자폐인 활동을 활발히, 특히 지방정부와 협력하는 활동도 진행하곤 했지만 정작 자폐인들은 이를 버틸 인력과 자금은 여전히 부족했다. 실제로 한 단체는 인력과 자금 부족으로 활동을 축소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자금 지원을 위한 행정 업무 등이 소요되는 문제점 등을 함께 공유했다.​사실 이번 영국 방문은 2018년 장애청년드림팀 연수 과정에서 만난 단체 인사와 재접촉 과정에서 이뤄진 결과였다. 영국 여행 일정 계획 와중에 “내가 영국 간 김에 너희들도 보러 갈까?”라고 질문했던 것에 영국 관계자가 반응하면서 이뤄진 것이었다. ​그렇지만 2018년 당시 그 단체는 조직 직후(2017년 결성)라서 활동이 약간 흐릿했지만, 지금은 지역 내 자폐인 단체로 성장하면서도 800여 명의 회원을 유치한 지역 자폐인 조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 개인적으로는 뿌듯한 마음도 있었던 조직이었다. 지금 estas는 활동 인력은 늘었지만, 자금 유치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지점이 있고, 활동에 대한 열정만 가득할 뿐이다. 그래서 자금 부족의 위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발달장애인법 제11조는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설립과 지원에 관한 규정이다. 그런데 관련 예산은? 정답은 ‘그런 것 없다’이다. 그러니 지원금을 받을 방법도 전혀 없다. 민간단체의 후원도 어려운 상황. 그런 점에서 자폐인 조직 활성화를 위해서 지금 필요한 그것이 무엇일까? 아무래도 인력은 그렇다고 쳐도 자금이 문제인 듯하다.​활동할 인력도 훈련하거나 편성하는 일로 estas는 이번에 ‘학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쌓아온 자폐인 조직 운동의 경험을 전수하고 새로운 조직 운동론을 찾기 위해서이다. estas의 차기 조직력 강화를 위해 한번 시도해 보려는 것이다. 이런 것도 지원받을 수 있으려나? ​그래도 다행인 점은 있었다. 세 번째 날 열린 스코틀랜드 현지 자폐인들을 초청해 한국의 자폐인 현실과 한국 문화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자리가 있었다. 그때 스코틀랜드 현지 자폐인들은 한국의 자폐인 현실에 대해 필자가 짚은 사항에 대해서 놀라면서도, 스코틀랜드도 비슷한 점 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사소하게는 내가 겪었던 점심 메뉴에 나온 곰탕을 보고 곰을 끓인 것으로 오해했던 사건인 ‘곰탕 사건’을 소개하니 다들 재미있어하는 표정을 지었으며, 심지어 비자폐인이었지만 통역을 맡은 봉사자도 나중에 메일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올 정도였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SSG닷컴의 광고에서 나온 곰탕을 이용한 말장난을 사용한 광고 장면을 소개하면서 실제로 한국인들도 많이 말장난 소재로도 쓰는 에피소드라고 소개하려고 했었을 정도였다.​또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해서도 자폐인의 존재와 현실을 재미있으면서도 중요한 점을 짚어 좋은 시도였으면서 그것도 상업 콘텐츠라서 좋았던 점을 이야기했다. ​즉, 현지 자폐인들도 자폐인이 처한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똑같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점은 한국 자폐인 조직과 마찬가지로 변화에 대한 열망은 똑같았던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자폐인 조직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이제 자금 등의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그렇게 떠올랐다는 느낌은 그렇게 지워지지 않았지만, 영국이나 한국이나 자폐인들이 현실을 변화하려는 욕구는 똑같았음을 느끼며 그렇게 귀국길에 올랐다.​#함께웃는재단 #서플러스글로벌 #발달장애이야기 #자폐 #자폐인 #오티즘 #자폐성장애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자조모임 #자폐인조직 #국제교류 #영국 #estas